그 다음 순서는 성인영화에 대한 궁금증과 뒷얘기를 모조리 알려주는 '팬들과의 대화' 시간 이
이어졌다. 폭발할 것 같은 궁금증을 어금니로 삭히며 선뜻 말문을 열지 못하는 듯한 분 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어느 시점을 계기로 물어보지 않았으면 병이 나고 말았을 법한 질문 들이 쏟아져 나왔고 이감독은 허준의 손놀림보다 차분하고 조리 있는 답변으로 그들의 궁금 증병을 치유해주었다.

▷제일 궁금한 것은 남자배우의 캐스팅에 관한 것이다. 그들도 오디션을 통해서 선발하나?
▶캐스팅은 에이전시를 통해서도 하고 거리에서 픽업도 하는데, 간혹 스스로 찾아오는 사람 들도 있다. 과거 남성 에로배우들은 배가 나오고 느끼한 스타일이 전부였는데, 요즘은 여자 에로배우들의 연령이 낮아짐에 따라 자연히 근육질에 핸섬한 신세대적인 스타일로 변하고 있다.

▷베드신 촬영시 '공사'를 한다는 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방법도 많이 바뀌었다고 알고있다. 과거와 현재의 방법에 대해 얘기해 달라.
▶과거엔 남녀 모두 청테이프를 사용해 무지막지한 보수공사를 했는데, 그 공사는 카메라 앵글을 제대로 잡을 수 없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서 배우의 개런티를 더 높이고서라도 공 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촬영을 시작했다. 물론 남자는 양말이나 스타킹으로 공사를 하 고 여자는 기술적으로 가려서 촬영시 배우들이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 러나 기본적으로 나는, 공사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외국 영화에는 실제 정사가 심심지 않게 나오고 있다. 이제까지의 촬영 중 그런 경우는 한번도
없는가?
▶사실 그게 성인영화의 제일 궁금한 화두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현재 우 리나라 실정법과 연기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실제 정사는 하지 않는
다. 아직은 성기가 노 출되면 법에 저촉되지만 과격한 정사장면이나 혼자 있을 때의 노출 정도는 상당한 수준까지 심의가 통과된다. 즉 우리가 약속할 수 있는 것은 허용되는 한도 내에서 카메라 앵글을 이 용해 최대한 리얼하게 보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야외촬영시 장소섭외 같은 건 어떻게 하나?
▶내가 CF감독 시절엔 촬영에 필요하면 20∼30억짜리 건물을 빌리는 건 문제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업계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는 장소 빌리는 문제로 너무나 고생이 많았다. 하지 만 요즘은 나아지고 있는 추세다.

▷영화 한편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과 기간에 대해 알고 싶다.
▶대략 얼마를 예상하는가? (팬들은 "500만원!" "1억이요!"를 외쳤다) 사실 우리 씨네프로는 에로비디오촬영에 가장 많은 돈과 시간을 할애한다. 보통 비디오 포장 등의 후반 작업을 제 외하면 순수 영화제작만 1천만원∼1천5백만원이 들어가고, 일주일 기간으로 촬영이 진행된 다. 다른 제작사들은 IMF 이후엔 7∼8천만원으로 줄이기도 했고, 어떤 곳에서는 하루만에 영화 한 편을 다 찍는 곳도 있다. 우리도 더 많은 제작비를 쏟으면 작품의 질이 더 좋아지 겠지만 비디오 한편이 출시되면 평균 8천 개가 판매되는 실정으로서 몇 천만원의 비용은 무 리다.

▷일반적으로 에로배우들은 배우서의 생명이 짧은 편인데, 전속계약을 맺은 유진 양과 유 리 양이 성인영화 업계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세운 전술이나 전략은 없는가.
▶나는 '티져기법'이라는 전술을 계획했다. 그것은 영화에서 '처음엔 조금씩 보여주면서 노 출의 기법의 정도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씨네프로에서는 1년에 15편 정도의 비디오가 출 시되는데 이중 대다수의 작품에는 출연시키겠지만 될 수 있으면 다작을 하지 않도록 할 생 각이다. 얼마 전 연봉 1억원짜리 얼굴을 모집한다는 광고도 낸 바 있다. 성인영화 업계의 현실로는 무리한 계획일 수도 있지만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인물만 온다면 성인영화에 무궁한 발전 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