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래커는 범죄자, 해커는 전문가?

간혹 해커(Hacker)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있어 개념 정리가 안되어 있을 때가 많다. 국내에 인터넷 환경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이전에는 크래커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지면이나 방송에서 해커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였으나 이제는 해커와 크래커(Cracker) 등을 구분하여 지칭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해커라는 용어에 대해 살펴보자. 1950년대 미국 MIT공대에 테크모델 철도클럽의 신호기와 동력분과 학생들이 철도분기점 입체화 설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대학 내 부속건물에 밤마다 몰래 들어가서 IBM704 컴퓨터시스템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는데 이들을 핵(hack)이라 불렀다. 여기에 결과산출자(Producer)라는 단어가 합해져 해커(Hacker)라고 부르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해커라는 말에는 집념과 노력으로 고도의 결과를 산출하는 기술연마자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그후 컴퓨터에 강한 흥미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통칭해 해커라고 부르기에 이른다. 그들 중 지금도 유명한 사람들은 스티븐 잡스, 리차드 스톨만등 여러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취미로 컴퓨터를 시작했으나 그들은 지금 활동하는 해커들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네트웍이 보급이 되면서 네트워크 상에 존재하는 컴퓨터에 침입하는 것으로 성취감이나 즐거움을 찾고 즐기는 사람들이 출현하면서 ‘해커=컴퓨터 침입자’라는 뜻이 퍼졌고 급기야는 범죄를 목적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컴퓨터에 침입하여 정보를 빼내거나 혼란을 일으키는 컴퓨터 범죄자라는 뜻으로 변질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시스템 불법침입자를 인트루더(Intruder)나 어태커(Attacker), 파괴자는 크래커(Cracker)로 부르며 해커와는 구분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들 용어의 정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근 국내에서는 해커를 범죄적 해커(Criminal Hacker; Cracker)와 단순히 호기심이나 실력을 연마하는 차원에서 침입하는 레크레이셔널 해커로 구분하려는 경향이 있다. 컴퓨터분야의 전문기술자를 해커로, 타인이 관리하는 전산망에 불법 침입하여 시스템을 파괴하는 사람을 크래커로 불러서 해커와 크래커를 명확하게 구분 사용하여 범죄자들과 엄격히 구분되는 컴퓨터 전문기술자 본래의 뜻을 되살려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윈도우 PC의 단골 손님, 백 오리피스

필자가 예전에 고속통신망을 처음 사용할 때의 일이다. 컴퓨터를 종료하려고 하는데 사용자가 남아있다는 메시지가 나타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아직 네트워크에 대한 개념이 없을 때라 처음엔 무척 당황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백 오리피스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한 크래킹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처음엔 원격 시스템 제어 툴로써 개발되었는데 그것을 가장 많이 사용한 사람들은 바로 크래커들이었던 것이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이 툴을 이용하면 고속 통신망에 연결되어 있는 자신의 컴퓨터를 원격지에서 사용 가능하다.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되어있는 메일이나 자료를 다른 곳에서 본다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지만, 자신의 컴퓨터에 이 프로그램이 설치 되어있다는 것을 모른다면 뒷문(백도어)이 열려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이 프로그램은 사용자 모르게 설치가 가능하기도 하다.

백 오리피스 프로그램은 컴퓨터 개인용 OS시장의 절대 강자인 윈도우 95,98 시스템에 쉽게 침투한다. 윈도우 시스템이 보안 분야에 취약한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람들도 바로 그것을 알리기 위해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두려움에 떨 필요는 없다.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들이 이 프로그램 검색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워낙 파장이 큰일이기 때문에 지금은 기본적으로 지원하지만 그래도 한번은 백 오리피스를 확인하는 프로그램을 통신망에서 구해 자신의 컴퓨터를 점검해 볼 필요도 있다. 평소에 시스템을 자주 체크해주고, 필요 없는 불법 프로그램은 시스템에 깔지 않는 것이 각종 바이러스나 크래커들에게 노출되지 않는 한가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 사이버 스페이스의 안보가 시급하다

사이버 전쟁의 시대. 푸른 조명 비치는 공간에서 레이저 쇼가 펼쳐지는 듯한 전투 상황은 절대 아니다. 네트워크를 통한 상대 국가의 국가 기밀과 국방 관련 기밀 사항들을 둘러싸고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전쟁……,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의 기밀을 둘러싼 쫓고 쫓기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 지나친 상상일까. 미국이나 중국의 경우는 전문 부대까지 두고 있는 상황이다. 옆 나라 일본 역시 창설을 서두르고 있는 상태다.

사이버 전쟁에서 해커의 위력은 컴퓨터 기술이 발달할수록 더해가고 있다. 미군은 적군의 사이버 망을 파괴하고 지휘계통을 무력화시키는 이른바 사이버 전략을 10월부터 공식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우주군 사령관은 적군의 컴퓨터에 침투에 기능을 파괴시키는 전쟁기술을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적군의 항공시스템을 지원하는 컴퓨터망에 해커를 조직적으로 침투시켜 적군을 색출하는 기기의 성능을 저하시키거나 무력화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해커를 통한 적군의 네트워크에 침입하는 것이 수만 톤의 폭탄과 수만 명의 군인을 동원하는 것보다 효과가 클 수도 있다는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 전쟁은 지난해 유고전에서 그 서막이 올랐다. 유고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와 미국 국방부, 백악관 웹사이트 등에 무력사용을 비판하는 전자우편을 대량으로 날려보내고, 컴퓨터 바이러스를 살포하는 이른바 ‘사이버 세균전’도 감행했다. 현대의 전쟁은 거의 모든 것이 컴퓨터를 이용해서 진행되고 있다. 미사일이 그렇고 함선이 그렇다. 보급은 당연히 컴퓨터를 이용해서 진행이 되고 명령은 통신망을 이용해서 수행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해커들이 침입해서 명령을 바꾸어 놓는다던가 시스템을 파괴한다면 그 전쟁 결과는 어떻게 될지 짐작해보라. 인간이 총칼을 들고 걸어다니면서 치르는 전쟁이 아닌 이상 또다른 전쟁술이 시작된 것이다. 인간이 컴퓨터에 점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상 그늘로 숨어드는 혹은 그늘에서 방치되어버린 해커들을 양지로 끌어들이고 이들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에게 맞는 역할을 부여해주는 기반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이다.

■ 이제 그들이 주인공이다......

해커가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인간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고 컴퓨터가 생활의 도구이자 놀이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컴퓨터를 처음 배우는 초보자들이 컴퓨터에 관심을 갖고 더불어 컴퓨터와 컴퓨터가 연결되는 것에 관심 갖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처음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사람들을 범죄자로 몰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커를 크래커 등의 컴퓨터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양성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어쩌면 그것이 이 시대의 이율배반을 극복하는 한가지 방법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크래커로 변모하는 해커를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문제는 해커가 아니라 국내·외에 존재하는 크래커들에게 있는 것이다.

	리차드 스톨만 Richard Stallman 16살 때부터 IBM 뉴욕지사에서 프로그램 프로젝트에 아르바이트로 참여했다. 1971년 하버드대 학부생이었던 그는 MIT대학 인공지능연구소의 연구원으로 발탁되었다. 소프트웨어는 결코 개인의 재산이나 소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펼쳐 ‘공개 소프트웨어 재단’을 설립했다. 유닉스를 대체하는 운영체제인 GNU를 만든 것으로 더욱 잘 알려진 그는 1세대 해커의 대부로 통한다.		케빈 파울센 Kevin Poulsen 1990년에 컴퓨터와 모뎀을 이용해 LA로 연결되는 모든 전화선을 장악한 후, 방송국 경품을 휩쓴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때 포르셰 자동차를 경품으로 받기도 했다. FBI 작전 명령서를 빼내다가 체포되었다.
	마크 애버니 Mark Abene 10대 시절에 ‘PC 탄생 이후 100대 천재’의 한 명으로 선정된 그는 전화 프리킹을 미국 전역으로 확산시킨 장본인이다. 애플 컴퓨터와 전화를 도구로 해킹을 시작했으며, 무선통신 소프트웨어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된다.		요한 헬싱기우스 Johan Helsingius 핀란드 출신 해커. 모든 작업을 486컴퓨터와 200Mb의 용량의 하드디스크로 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1996년까지 이름이 밝혀지지 않아 미스터리 속에 존재하던 인물. E-mail의 송신자 조작법으로 네트워크를 흔들어 놓았다. 그런 까닭에 인터넷 보안 관련 부문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로버트 모리스 Robert Morris 10대 해커들의 우상으로 받들어지는 그는 1988년에 발표한 해킹 프로그램 ‘인터넷 벌레’로 해커라는 말을 일반인들에게 심어줬으며 네트워크 통신분야에서 당대 최강자로 군림했다. 아버지가 미국 보안위원회 위원이었다.		블라디미르 레빈 Vladdimir Levins 러시아 해커 마피아의 보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출신의 수학자. 미국 시티뱅크에서 1천만달러를 빼냈던 러시아 해커그룹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된 그는 1995년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체포되었다. 재판 과정에서 변호를 맡은 사람이 미국 FBI요원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로 미국 측에서 탐을 내던 인물
	케빈 미트닉 Kevin Mitnick 불우한 천재들의 우상. 어린 시절 집안이 가난한 탓에 PC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장난 라디오를 수리해 모뎀을 달아서 1대1 컴퓨터 접속의 뛰어난 해킹 방법을 시도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FBI 영구 리스트에 오른 최초의 해커로서 해킹으로 잡히면 복역을 하고 출옥하면 다시 또 다시 해킹에 뛰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니스 리치와 켄 톰슨 Dennis Ritchie and KenThompson 1969년 벨사의 연구원으 활동하던 이들은 기존의 컴퓨터 운영 체계 자체를 뒤집어 버린 새로운 운영체제인 ‘유닉스’를 만들어냈다. ‘해커의 시조’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