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내민 유흥업소 여자들 지난 8월 26일, 제1회 미스 황진이 대회가 열렸다. 당연히 참가 대상은 유흥업소에 일하는 여성이었고, 이벤트를 연 업체는 인터넷 속의 유흥문화 사이트임을 내세우고 있는 조이헌트(www.joyhunt.net)다. 이 업체는 '즐거움을 사냥하는' 업체답게 음식점, 주점, 숙박, 다방, 노래방, 기타 놀이문화 관련업 등의 업소들을 유료 가입시켜 등록업소의 고객유치, 사업상의 편의 제공을 통한 경영이익창출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이벤트의 기획 의도도 '현대판 천하절색 황진이를 찾아내 만천하에 그의 명월로 가득하게 채우려 함'과 '음지의 유흥업소 종사자나 업소를 밝은 곳으로 선도, 모든 계층간의 문화를 편안한 가슴으로 보듬어 안을 수 있게 함'이었다. 참가 조건은 81년 이전 출생으로 황진이가 기생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유사직종을 체험했거나 현업에 있는 여성이어야 했다. 그러나 단순히 흥밋거리에서 그치지 않고 선발된 황진이를 사이트의 모델로 선정하고 매년 이같은 행사를 거듭해 영화에도 출연시킨다는 것이다. 누가 이런 행사에 참가할까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네티즌 투표로만 진행된 1차 예선에서는 90여명의 호스티스들이 얼굴을 공개했다. 대부분 이들은 강남 룸살롱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학력은 고졸이 대부분이며 대학(전문대 포함) 재학생과 졸업생도 21%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자중 네티즌들의 투표로 인해 25명이 선발되었고, 지난 26일 리틀엔젤스 회관에서 제1회 미스 황진이 대회가 열렸다. 황진이(黃眞伊)이는 누구인가 황진이는 조선 중종 때 개성의 기생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정확한 생존연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그녀가 1520년대에 나서 1560년대쯤에 죽었을 것이라는 것만, 진이와 사귄 사람들의 일화로부터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또 진이의 출자가 황진사의 서녀라고 전해져 있지만, 그녀는 개성의 아전진가에서 기녀의 몸을 빌어 태어났다는 것과 그녀의 기명이 명월(明月)인 것만은, 종실 벽계수와의 관계에서 확실한 것 같다. 당시만 하여도 전국에 공식적으로 약 3만 명의 기생이 있었다. 원칙의 불의 속에서 태어나 관원 남성들의 노리개 거리로 존재한 해어화(解語花)인 진이가 왜 이렇게 유명하고 신화적 조명까지 받아왔는가? 그 원리는 간단하다. 당시, 사랑을 할 수 있는 장(場)은 기방뿐이었기 때문이다. 사랑이 정신적인 세계에 머물지 않고 육감적인 한에 있어서는 그녀의 미모와 지성은 그런 전설을 불러일으킨 진원이었던 것 같다. 지금이야 그런 것을 초월해서 전국민의 애인이 되었는데, 그 한몫을 진이의 전설을 부연한 문인과 소설가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