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발견하기 훨씬 전부터 그녀는 이미 술이 만취해 있
었다. 갈 곳 없이 헤매는 초라한 비둘기처럼, 누가 안아
주기라도 하면 금방 푹 꺼져 버릴 것 처럼 막다른 길에
서 있는 듯 보였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갈증을 느낀
나는, 무의식적으로 술집 간판이 보이는 곳으로 향했다.
홀 안으로 들어오는 나의 발걸음 소리에 그녀는 지긋이
감고 있던 눈을 떳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는 순 간 그녀
의 고통이 전달된 듯 주체할 수 없는 고통이 밀 려왔다.
취기때문에 헛구역질만 연신 하는 그녀. 그러 나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그때, 갑자 기 그녀 가 누구의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 했다. 욕정의 불씨가 아직
남아 있는 듯 자신의 손으로 가슴부터 깊숙한 곳 까지 부벼대는 것이다.
그러다 그녀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녀 눈 속으로 내가 빨려들어
갈 것 같았다. (내게 가까이 와 줘! 나는 당신을 원하 고 있어. 숨이 막힐
정도로 나를 꼭 안아줘.)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 만 그녀의 목소리
는 또렷하게 들려왔다. 그녀는 자 리에서 일어나 술을 마 시며 노래를 부 르 고 있는 다른 테이블
로 걸어갔다. 그녀는 답답한 듯 입고 있던 옷을 벗 어 하나 씩 벗어 던졌다.(아! 답답해. 벗어나고
싶어. 나를 혼 자 있게 하지마. 뜨거운 나의 가슴을 받아 줘, 제발!) 살이 드러나기 시작 한 그녀
주위에 사람들 이 모여들자 그녀는 그들의 품에 안기며 웃고 있었다. 보다 못한 내 가 다가가자
그녀는 나에게 팔을 뻗었다. 나는 옷을 입히고 밖으로 데리고 나와 나와 빈방으로 들 어갔다.